저자 소개
저자 '알렉산드르 미하일로비치 졸로토트루보프'는 1927년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쿠쉬체프스카야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키예프 셰브첸코 주립 대학교에서 언론학을 전공하고 위대한 대조국전쟁에 참전해 조국전쟁훈장, 적성훈장, 소련군 대조국공로훈장, 전공포장 메달을 수여받았습니다. 1945년 10월 그는 해군으로 전출되어 수년 동안 흑해 함대 함선에서 통신병으로 일하고 13년 동안 북방함대에서 복무했습니다. 1968년부터 모스크바에 살면서 "파그라니치니크" 잡지의 소설, 비평 및 서지 부서의 편집자로 일했습니다.
졸로토트루보프는 40권이 넘는 책을 출판했고 한때 세몬 부됸니 원수의 수석 부관으로 일하면서 그의 회고록 집필을 돕기도 했습니다. 그가 쓴 스탈린그라드 전투 책은 영화 스탈린그라드(2013)의 참고 서적 중 하나였습니다.
"불명예스러운 제독"은 니콜라이 쿠즈네초프 제독을 소재로 한 그의 역사 소설입니다.
프롤로그. 1952년 5월
해군 장관 니콜라이 게라시모비치 쿠즈네초프 중장은 국방장관 알렉산드르 미하일로비치 바실렙스키 원수와의 오전 약속을 상기해 보았다. 해임되었다가 1년 전에 해군 장관으로 재임한 그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해군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온 신경을 쏟아붓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스탈린을 설득하는 거야... 그러면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될 테니...' 해군 장관인 그가 이토록 걱정하는 것은 5월 23일 해군 참모총장 골로프코 제독과 함께 스탈린에게 보낸 최대 40대의 전투기로 구성된 항공대를 기반으로 한 경항공모함 건조를 제안하는 안건에 관해서였는데, 해군에 항모가 시급히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1953년까지 설계를 완료하고 늦어도 1954년에 건조를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쿠즈네초프는 바실렙스키 원수를 좋아했다. 그는 진지하고 활력이 넘치며 똑똑한 군 지휘관이었고, 감정적이지 않으며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좋은 사람이었다. 이러한 그의 장점은 대조국전쟁에서 지상군과 해군이 연합해야 하는 작전을 함께 진행할 때 특히 두드러졌었다. 잠시 후 문을 열고 들어오는 쿠즈네초프를 보며 바실렙스키는 반가운 얼굴로 악수를 청한 뒤 테이블로 그를 안내했다.
"이제 우리 해군이 항공모함을 가질 때가 온 건가?" 피우던 담배를 다시 집어 든 바실렙스키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나 쿠즈네초프는 웃을 수 없었다. 그에게 한가지 의문점이 계속 남아있었다. '스탈린이 우리 안건에 이렇게 빨리 반응하다니 믿을 수 없어.' 쿠즈네초프는 바실렙스키를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
"나는 해군을 책임지는 해군 장관이니 우리 해군의 전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것을 요구할 권리가 있네, 그렇지 않나?" 비난이나 시비의 어조는 없었다. 쿠즈네초프는 단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을 언급하고 있었다.
"권리일 뿐만 아니지, 니콜라이 게라시모비치. 해군을 어떻게 강대하게 만들 것인지 구상하고 계획하는 것이 자네의 의무일세!"
바실렙스키는 다 피운 담배를 독수리 그림이 그려진 거대한 유리 재떨이에 짓이겼다. 나치 침략자들로부터 세바스토폴을 해방시키는 데 도움을 준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크림반도의 페트로프 원수에게 선물 받은 것이었다.
"스탈린 동지가 자네의 안건에 대해 말해주었어." 바실렙스키가 이어서 말했다. "쉽게 말할 문제는 아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찬성하네. 우리에게는 분명히 항공모함이 필요하고 만약 좀 더 빨리 생길 수 있다면 더 좋겠지. 미국과 영국에는 지금 몇 척이나 있나? 20척 정도?"
"운용 중인 것만 25척이네."
"그렇군. 그리고 우리는 아무것도 없지." 바실렙스키가 우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제 말리셰프 조선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눴네. 뭐라고 했을 것 같나? 그도 항공모함의 필요성을 알고 있고 자네의 의견에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순양함의 건조를 중단해야 경항공모함 건조를 시작할 수 있다고 하더군."
"말리셰프는 다루기 어려운 사람이네. 나는 그와 대립하고 있어." 쿠즈네초프의 목소리가 천둥처럼 울렸다.
"자네가 함선과 잠수함 건조 문제 때문에 그와 다툰다는 것은 들었네." 바실렙스키가 말했다. "이 문제에서 난 해군 장관에게 우선권을 줄 생각이야. 말하자면 자네는 신뢰할 수 있는 아군이 생긴 거지." 바실렙스키가 농담처럼 덧붙였다. "스탈린이 나에게 문서를 주면서 의견을 말해달라고 했지만, 정작 그는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어. 당황스러웠지만, 나는 자네의 제안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네." 바실렙스키는 목이 탄 듯 물을 한 모금 마신 후 말을 이었다. "그런데 지도자에게 우리의 주장을 설득하려면 필요한 것이 있어, 니콜라이 게라시모비치. 증명서를 준비해 줄 수 있겠나? 경항공모함이 해상에서 얼마나 강력한 전력인지. 어떤 임무를 수행할 수 있고, 이 때문에 중대형 순양함의 건조가 중단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이야. 우리 함대의 힘이 약해질 수도 있지 않나?" 굳어져가는 쿠즈네초프의 표정을 본 바실렙스키의 얼굴에 난처해하는 미소가 번졌다. "나는 해군이 아니니 화내지 말고…."
"준비하겠네, 원수 동지." 쿠즈네초프는 그 말을 끝으로 잠시 침묵하다가 다시 입을 뗐다. "어제 사진첩을 꺼내 봤네. 자네, 메레츠코프, 말리놉스키, 푸르케프 육군 장군, 당시 해군 총사령관이었던 나, 세 명의 원수가 부서진 일본군 장비를 배경으로 뤼순에서 찍은 사진이 있었지. 나는 1945년 자네의 지휘하에 태평양 함대의 지원을 받은 소련군 부대가 일본인들이 자랑하던 관동군을 어떻게 분쇄했는지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네.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지 않나?"
"정말 즐거웠지" 바실렙스키는 다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 해군 함정에서 자네와 함께 있었을 때, 일본군을 격파하고자 하는 해군의 열망을 보고 기뻤었네. 나는 해군들을 존경해. 자네들은 대단한 용기와 명예를 가진 사람들이야." 마지막으로 그는 슬픈 목소리로 덧붙였다. "그런데도 말이야. 자네는 아직까지 내게 해군 단검 하나 주지 않고 있고…."
"그…, 미안하네." 쿠즈네초프는 바실렙스키의 농담에 당황했다. "내가 꼭 포상하겠네, 알렉산드르 미하일로비치. 자네는 해군을 위해 많은 일을 해줬으니 해군 단검은 물론이고 제독용 보트조차도 아깝지 않아!"
바실렙스키와의 대화를 마치고 기분 좋게 해군 인민위원회로 돌아온 쿠즈네초프는 당장 참모총장인 골로프코 제독에게 바실렙스키와의 대화에 대해 알리고 싶어서 전화기를 들었다. 하지만 그때 그의 부관이 불쑥 편지를 건네며 말했다.
"개인적으로 온 편지입니다!"
"개인적으로?" 쿠즈네초프는 의아해하며 편지 봉투에 적힌 글을 읽었다.
[모스크바, 전쟁부. 해군 N.G. 쿠즈네초프 최고 제독님에게 (개인으로)]
"흠, 누가 아직도 나를 원수 제독이라고 부르는 건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볼까." 그는 부관을 올려다보았다. "골로프코 제독에게 11시에 보자고 전하게. 경항공모함 건조에 관한 서류 좀 가져가라고."
"예!" 부관은 보고하고 자리를 떠났다.
쿠즈네초프는 봉투를 뜯고 편지를 읽기 시작했다.
[ 안녕하십니까, 니콜라이 게라시모비치.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있는데 눈물이 시야를 흐리게 하네요. 제 아들 표트르 클리모프가 블라디보스톡에서 북방 함대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것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그때 참으로 행복했고 제 마음속엔 제독님을 향한 깊은 존경심이 남아있습니다. 하지만 운명은 제 아들의 편이 아닌가 봅니다. 43년, 남편이 나치와 싸우다 잠수함에서 장렬히 전사했는데 그 아들이 불명예 제대라니요?! 저는 이 소식을 듣고 충격에 쓰러질 뻔했습니다.
저는 해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그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도 모릅니다만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습니다. 제독 동지, 제 아들은 결코 죄를 짓지 않았습니다! 제 아들은 어선 '무르만스크호'의 어부들이 독일군의 기뢰를 물고기와 함께 배로 끌어올렸을 때 대참사의 위기에서 그들을 구해냈습니다. 파도에 어선이 흔들리면서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상황이었고, 아들은 팔에 부상을 입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험물을 제거하라는 선장의 요청을 훌륭하게 완수했습니다. 이렇게 목숨을 걸고 사람들을 구했는데 해군이 어떻게 저희 아들에게 이럴 수 있나요! 표트르는 이전에 군대에서 질책을 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훌륭한 장교였습니다. 그러나 그가 극동에서 빠르게 상위로 진급하고, 북방 함대에서 대위가 된 뒤 명성을 얻자 갑자기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잠수함에서 복무하던 남편이 살아있었다면 아들을 변호했을 것이지만, 잠수함 사령관이었던 표도르 클리모프는 1943년 바다에서 적에 의해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인생에는 선과 악이 있죠. 그리고 이제 우리 표트르 클리모프에게 큰 악이 닥쳤습니다. 군에서 복무하는 것은 당신 같은 높으신 분들이나 다른 이들에게 잘 보이는 것이 아닌, 인민의 의무라고 알고 있습니다. 몇몇은 복무 중에 전사하기도 하지요. 지뢰 파편이 아들의 팔에 박혔던 것은 다행이었습니다. 그게 아니면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었으니까요. 그럼에도 속상한 마음에 저는 여느 어머니들처럼 눈물을 흘렸지만, 동시에 표트르가 사람들을 구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자랑스라웠습니다. 이제 그는 아내와 두 쌍둥이 아들이 있습니다. (아마 손자들은 자라면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복무 한곳에서 봉사하게 되겠죠) 그리고 저는 이제 제 아들이 슬픔과 괴로움에 힘들어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바다가 아직 그의 안에 살아 숨 쉬고 있는데 얼마나 고통스러울까요.
제독 동지, 해군 관리들의 실수를 바로잡고 제 아들을 군으로 복직시켜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아들은 젊고 건강하며 아직 군대를 위해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제독님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미망인, 다리아 파블로브나 클리모바.
추신. 기차에서 제독님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그때 당신은 양심적이고, 공정하고, 넓은 식견을 위해 해양 과학까지 공부하셨더군요. 멀리 내다보는 사람은 영리하고 이웃의 아픔에 공감하시겠죠. 그저 저의 바람입니다.
5월 15일, 사라토프에서. ]
편지를 다 읽은 쿠즈네초프는 이 불쌍한 어머니를 도와야겠다는 강렬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는 즉시 펜을 들고 해군 인사국장에게 보낼 서한을 작성했다. 이는 클리모프의 사건을 명확히 재조사하고 그가 제대해야 하는 사유가 없는 경우 그를 다시 복직시켜 북방 함대 본부의 처분에 맡길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그 후 그는 인사 담당 제독을 소환했다.
"부르셨습니까, 장관 동지!" 제독이 뱃고동처럼 우렁차게 말했다.
쿠즈네초프는 어머니의 호소문과 자신의 서한을 건네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 일을 신속히 해결하도록. 필요하다면 북방 함대 사령관과 이야기하게. 함대에 헌신하는 사람들은 최대한 지원받아야 하지, 불명예스럽게 전역해서는 안 돼."
"…어머니의 말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지 않습니까?" 제독이 조심스럽게 말했고, 쿠즈네초프는 그의 말을 끊었다.
"불확실하게 추측하면 안 되네. 그리고 나는 표트르 클리모프를 태평양 함대에서 만난 적이 있어. 그는 아주 훌륭한 장교였지. 43년 폴랴르니에서 그의 아버지인 표도르 클리모프에게 직접 적성 훈장을 수여하기도 했었네."
"예, 알겠습니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쿠즈네초프의 말에 제독이 조용히 답했다.
📝 같이 읽어보기
🙍♂️ 쿠즈네초프 제독의 계급 변화
1944.05.31 - 대장 (당시 육군 원수랑 동급) адмирал флота
1948.02.10 - 소장 контр-адмирал
1951.01.27 - 중장 вице-адмирал
1953.05.13 - 대장 адмирал флота
1955.05.03 - 원수 (신설 1955.03.03 ~ 1991.12.26 폐지) Адмирал Флота Советского Союза
1956.02.17 - 중장 вице-адмирал
1988.07.26 - 원수 (사후 복권) Адмирал Флота Советского Союза
Кузнецов, Николай Герасимович — Википедия
Материал из Википедии — свободной энциклопедии Никола́й Гера́симович Кузнецо́в (11 (24) июля 1904[2], Медведки (ныне Котласского района Арханг
ru.wikipedia.org
🗡️ 러시아 해군단검 Кортик
Кортик — Википедия
Материал из Википедии — свободной энциклопедии 1. Кортик советский морской офицерский образца 1940 года 2. Кортик советский морской офицерс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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