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소설]16 [번역/소설] 불명예스러운 제독 — 제1부 3장 (5) 1941년 10월 15일. 폴랴르니. 이른아침 올레냐 만에서 출발한 잠수함이 펫사모 지역에 도착했다. 잠수함은 오랫동안 수면 위로 나와 이동했다. 수면 위로 안개가 자욱해서 마치 바다가 연기를 내뿜는 것 같았다. 나쁜 날씨였지만 적 항공기가 비행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잠수함에게는 좋은 조건이었다. 그들은 잠수해서 바랑에르-피오르드에 접근했다. 지휘통제실이 바빠졌고 모든 병사들이 제자리에서 경계를 유지했다. 적의 함선과 선박이 있을 리이나하마리 항구로 침투하라는 코로빈 소장의 명령을 받은, 클리모프 함장이 이끄는 잠수함이었다. "항구에 침투할 수 있겠나?" 코로빈 제독이 물었다. "해보겠습니다..." 그렇게 이제 클리모프의 잠수함은 항구로 천천히 들어갔다. 수심은 30미터. 항해사 바신 대위가.. 2023. 12. 12. [번역/소설] 불명예스러운 제독 — 제1부 3장 (4) 서둘러 크렘린으로 가 응접실에서 외투를 벗은 쿠즈네초프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얼굴은 회색빛이고 눈에는 큰 다크서클이 내려와 있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스탈린의 사무실에 들어서며 말했다. 스탈린은 한동안 말이 없다가 쿠즈네초프에게 보로실로프 대신 게오르기 주코프 육군 대장이 레닌그라드 사령관으로 임명된 것을 알고 있는지 물었다. "아뇨, 처음 듣습니다. 레닌그라드에서 게오르기 콘스탄티노비치를 보지 못했습니다." "주코프는 지금 거기 있네." 스탈린이 파이프를 꺼내 담배를 채우고 탁자 가장자리에 놓고 습관적으로 사무실을 걷기 시작했다. "탈린에서 후퇴한 배들은 어떻게 되었지?" 쿠즈네초프는 크론슈타트까지 가면서 손실이 있었지만 함대의 전력은 건재하며 발트함대의 힘.. 2023. 12. 12. [번역/소설] 불명예스러운 제독 — 제1부 3장 (3) 미코얀은 스탈린의 눈이 번쩍이는 것을 보고 그의 분노로부터 쿠즈네초프를 구하기 위해 서둘러 말하기 시작했다. "니콜라이 게라시모비치, 자네는 수병들이 육지에서 싸우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지. 이오시프 비사리오노비치도 마찬가지일세. 그 누가 알았겠나? 그리고 해군 일은 그가 상관할 바가 아니였네. 스탈린 동지는 온 나라를 살피고 있어. 이제 서로를 비난하는 것은 그만두고 어떻게 상황을 타개할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게 어떤가." 한결 가라앉은 분위기에 힘을 얻은 미코얀이 계속해서 말했다. "그래서, 보로비예프 장군이 한 시간 전에 저를 찾아와 북방함대에 연료와 디젤유를 한도 이상으로 공급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골로프코가 벌써 그 많은 비축량을 다 소진한 겁니까?" "스탈린 동지가 연합군이 .. 2023. 12. 12. [번역/소설] 불명예스러운 제독 — 제1부 3장 (2) "계십니까?" 쿠즈네초프가 서류에서 몸을 떼어내 목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보자 이반 드미트리예비치 파파닌*, 북해항로본부 사령관이 사무실에 들어섰다. 그의 대령 군복 가슴에는 금성 모양의 소비에트연방영웅 훈장이 반짝이고 있었다. (이반 파파닌: 북극에 세계 최초의 연구기지를 세운 북극 탐험가. 이 공로로 소비에트연방영웅 훈장 2개를 수여받음.) "잘 지내셨습니까, 북극의 주인님이시여." 쿠즈네초프가 장난스러운 어조로 북극의 영웅에게 인사하자 파파닌이 웃으면서 고개를 흔들었다. "잘 못 지냈지, 게라시미치. 전쟁이 내 모든 걸 뒤집어 놓았네. 도시보다 빙원에서 사는 게 더 좋았어. 숨을 쉬는데 쉬는 것 같지가 않아." "극지방에서의 삶이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나?" "당연하지, 니.. 2023. 12. 12. [번역/소설] 불명예스러운 제독 — 제1부 3장 (1) 3장 쿠즈네초프는 지도를 열심히 쳐다보았다. 잠깐 그의 머릿속에 대담한 계획이 떠올랐지만, 이른 아침 바다 위로 자욱한 물안개처럼 희미했다. 전쟁은 육군이든 해군이든 누구에게나 가혹한 시험이다. 그리고 특히 군 지휘관에게는 더욱 중요했다. 자고로 지휘관이란 확고한 성격, 용기, 고난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며, 올바른 명령을 적시에 내려 부하들에게 승리를 안겨줄 수 있어야 했다. 이것들은 재능의 범주인가? 재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능력임과 동시에 노력과 자신감 없이는 그들을 결코 실현시킬 수 없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해군 인민위원 쿠즈네초프의 업적에서 두드러졌다. 쿠즈네초프의 직무 범위는 광범위했고 그의 활동은 그의 업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업무 밖에서도.. 2023. 12. 12. [번역/소설] 불명예스러운 제독 — 제1부 2장 (5) 7월 22일의 갑갑한 밤. 쿠즈네초프는 여전히 집에 가지 못하고 있었다. 새벽 3시에 골로프코와 이야기를 나눈 후 마침내 소파에 누웠을 때 레닌그라드에 있는 이사코프 제독에게서부터 전화가 왔다. "좋은 밤입니다, 니콜라이 게라시모비치. 잘 지내십니까?" "불덩이 위에 앉아 있는 것 같습니다." 쿠즈네초프가 피곤해하며 대답했다. "그쪽은 어떻습니까? 독일군이 많이 진군했나요?" "예, 상당히 압박당하고 있습니다." 이사코프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대답했다. "30분 전에 자세한 보고서를 보냈습니다. 상황을 보니 한동안 모스크바로 돌아가지 못할 거 같습니다. 하루 종일 일하고 있고... 발트함대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전선이 그 모양이니 못 돌아오겠지.' 쿠즈네초프는 안타깝게.. 2023. 12. 11. [번역/소설] 불명예스러운 제독 — 제1부 2장 (4) 쿠즈네초프는 그들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 침울하지만 강한 어조로 말했다. "영웅적인 희생으로 적군 기뢰의 비밀을 알아내 많은 생명을 구했군요." 레닌그라드에서 온 과학자들은 흑해 함대에서 목숨을 걸고 열심히 일하면서 모든 일을 수행해냈다. 그들의 권고에 따라 소해함에는 새로운 기뢰제거장치들이 장착되기 시작했고 대형 함선에는 특수 자성 제거기가 장착되었다. 이러한 혁신은 함대에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다주었다. "니콜라이 게라시모비치, 저한텐 적당히 제독 계급 정도만 주면 됩니다." 출장에서 돌아온 알렉산드로프가 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저희의 권고사항만 엄격히 지킨다면 이제 독일 기뢰에 고통받는 일은 없을 겁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나톨리 페트로비치." 쿠즈네초프가 감동받은 얼굴.. 2023. 12. 11. [번역/소설] 불명예스러운 제독 — 제1부 2장 (3) 전쟁의 불길이 전선을 집어삼키고 독일군이 소련 땅으로 진격하여 모든 생명체를 파괴하고 있는 상황은 쿠즈네초프를 매일 괴롭게 만들었다. 앞으로 발트해 해군 기지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함대가 또 어떤 충격을 받을지 아직 알 길이 없었지만 나쁜 일이 생길 것만 같은 직감들이 쿠즈네초프를 감쌌다. 따라서 쿠즈네초프는 해군 인민위원으로서 최대한 많은 함선들을 지키기 위해 쉬지 않고 바쁘게 움직였다. 그러나 그의 바쁜 발걸음은 이내 레닌그라드에 있는 트리부츠 제독의 전화에 멈춰 서버렸다. 독일군이 리예파야에 근접했고 외곽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쿠즈네초프가 수화기에 귀를 바짝 대고 불안해하는 트리부츠를 최대한 진정시켰다. "블라디미르 필리포비치, 나도 자네의 걱정을 이해하네.... 2023. 12. 11. [번역/소설] 불명예스러운 제독 — 제1부 2장 (2) 태평양 함대 사령관이던 시절 하산 호 전투의 여파로 블류헤르 원수와 함께 블라디보스톡에서 일본군의 공습을 대비할 때조차 이렇게 떨리진 않았었다.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쿠즈네초프는 몸에 오한이 들고 목이 건조해져 숨쉬기가 힘들었다. 창문을 열어 공기를 들이마시자 빛이 번쩍이면서 천둥번개가 쳤고 시끄러운 빗소리가 사무실을 가득 채웠다. 늦은 밤, 갈레르 제독과 니콜라예프의 새 함선 진수에 대해 얘기하고 있을 때 국방 인민위원 티모셴코 원수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니콜라이 게라시모비치, 급한 일이니 당장 오게!" 쿠즈네초프는 해군 참모차장 알라푸조프 제독을 불러 그와 함께 티모셴코 원수에게 향했다. 최대한 빠르게 그들은 원수의 사무실에 도착했고 방 안에는 총참모장 주코프 육군 장군이 .. 2023. 12. 11. 이전 1 2 다음